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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어머니를 찾은 동래부사

후니후니 | 2017.11.01 14:42 | 조회 1032 | 추천 8

전생의 어머니를 찾은 동래부사
 

   부산박물관에는 조선중엽 동래부사를 지낸 유심(柳沈)의 선정을 기리는 비(碑)가 있는데,
 이 비석의 주인공인 유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
 즉 인도환생(人道還生)한 유심이 해마다 영혼으로 전생의 고향집에 가서
 제사음식을 흠향하다가 마침내 동래부사가 되어
 전생의 어머니와 직접 상봉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옛날 동래부에 일찍 남편을 여의고 어린 외아들에게 의지하며 가난하게 살고 있는 과부가 있었다. 아들은 인물도 잘생겼을 뿐만 아니라 4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총명하고 영특했다.
 
 그런데 이 고을에는 새 부사가 부임하면 그 행차 행렬이 여간 성대하지 않았다. 새로 부임하는 부사가 팔선녀(八仙女)를 청하면 동래의 명기(名妓)를 뽑아서 팔선녀의 행렬을 하고, 대군복(大軍服)으로 차리라고 하면 군졸들에게 갑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서 내세우기도 했다. 이렇게 성대한 행사가 있을 때면, 동래 주민들은 물론 이웃 고을 사람들까지 몰려와 좌우 대로변에 늘어서서 환호하며 구경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어느 날, 신임 동래부사의 도임 행렬식이 있었다. 과부는 어린 아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구경 길에 나섰다. 장관을 이룬 부사의 행렬을 눈여겨보고 있던 아들이 갑자기 물었다.

 


 
 “엄마,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저렇게 할 수 있나요?”
 
 엄마는 대답 없이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들은 엄마의 손을 잡아 흔들면서 재촉했다.
 
 “엄마, 왜 말이 없어? 난 커서 어른이 되면 저렇게 할 테야.”
 
 어린 아들이 엄마 등을 동동 쳤다.
 
 “얘야, 너는 커서 어른이 되어도 저렇게 할 수 없단다. 우리는 상놈이라서 저런 벼슬은 꿈에도 못할 거야.”
 
 청천벽력과 같은 어머니의 답변을 들은 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는 그날부터 밥도 먹지 않고 말도 잘 하질 않다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며칠 뒤 이름 모를 병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과부는 슬픔과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죽은 아들을 만났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저는 한양에서 재상을 지내는 유씨 가문에 다시 태어나서 잘 살고 있어요. 어머님, 이젠 상놈이라는 소리는 안 듣게 되었어요. 부지런히 공부하면 벼슬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어머님 걱정 마세요.”
 
 그 후,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 강산도 바뀌었다. 어느 덧 백발노파가 된 과부는 죽은 아들에 대한 생각을 잊을 수가 없었다. 해마다 아들의 제삿날에는 제사상을 차려놓고는 울면서 자식의 이름을 불렀다.
 
 “내 아가야, 많이 먹어라. 에미가 살아있는 동안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 줄께.”
 
 한편, 유씨 가문에서 성장한 유심은 매년 정해진 날 밤이면 꼭 꿈속에서 어느 초라한 초가집을 들어가서 제사음식을 먹고 돌아오곤 했다.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서 장성한 유심은 마침 동래부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신임부사 유심은 처음 부임하는 동래부의 길과 풍경이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마치 꿈속에서 무수히 오간 길 같았다.
 
 어느 날 밤, 유부사는 통인(通人)을 대동하고 꿈속의 집을 찾아 나섰다. 이상하게도 꿈속에서 찾아간 초가집과 똑같은 집이 나타났다. 초가집에서는 방문을 활짝 열어놓고 호롱불빛 속에 백발노파가 제사상을 차려놓고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유부사는 백발노파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물었다.
 
 “노인은 어찌하여 제사상 앞에서 슬피 우시는 지요?”
 “이 몸은 일찍 남편을 사별하고, 아들 하나를 데리고 의지하며 살았는데, 그 어린것이 단명하여 4살 때 저승으로 갔답니다. 오늘이 바로 그 아이의 제삿날이랍니다. 불쌍한 어린 영혼을 불러서 좋아하는 음식을 권하니 설움이 복받쳤습니다.”
 
 그 노파의 아들이 죽은 날을 듣고 보니 이상하게도 유부사의 생일과 같은 날이었다. 노파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죽고 난 뒤 제 꿈속에 나타나서 한양 유씨 가문에 태어났다고 하옵니다.”
 


 이 말을 들은 유부사는 감전되듯이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노파가 바로 전생의 어머니였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방안에 들어가 울음을 터뜨리며 늙은 어머니 앞에 큰절을 올리면서 말했다.
 
 “어머니, 제가 왔습니다. 그 아들이 돌아왔어요!”
 
 마침내 전생의 모자(母子)였음을 확신한 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목놓아 울었다.
 
 유부사는 그날 이후, 전생의 어머니를 위해 그의 직권으로 깨끗하게 손질한 곡식을 보내고 정성껏 효도를 다했다. 기이한 인연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노파는 환생한 아들의 도움으로 노후에도 편히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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