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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마다 오십니다, 재잘재잘 '꼬마 불자님'들

환단한 | 2016.07.16 13:25 | 조회 969 | 추천 1

일요일마다 오십니다, 재잘재잘 '꼬마 불자님'들


[경북 봉화 청량사 어린이법회 30년째 이끄는 지현 스님] 87년부터 어른법회와 함께 시작.. 예불문 읊고 서로 '法友'라 불러 자녀와 다시 찾는 법회 출신도 "한 아이가 청량사를 '우리집'이라 하더라.. 가장 기뻤던 순간"


조선일보|봉화/김한수 종교전문기자

16.07.15. 



"스님~" "그래, 어서 와. 올라오느라 힘들었지?"


지난 10일 오전 경북 봉화 청량사. 오전 10시를 넘어서면서부터 깎아지른 듯한 비탈길에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어른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겨우 오르는 길을 아이들은 뛰어오르다 회주 지현 스님(조계종 총무부장·조계사 주지)을 발견하곤 반갑게 합장하며 인사했다. 아이들은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청량사 어린이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근 영주·안동에서 왔다. 이날 청량산을 올라온 아이들은 모두 22명. 초·중학교 시험 기간이라 절반 정도가 빠졌다고 했다.




오전 11시 직전, 어린이법회가 열리는 경내 설선당(說禪堂)은 시끌벅적했다.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서로 툭툭 치면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현 스님이 들어서자 아이들은 의젓한 '꼬마 불자(佛子)'로 변신했다. 스마트폰을 걷어 법당 뒤편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목탁·피아노 담당도 정했다. 이어 예불문, 삼귀의(三歸依), 찬불가, 발원문, 청법가(請法歌) 등을 익숙하게 읊었고 서로 '법우(法友)'라 불렀다. 22명 중 8명은 책도 보지 않고 '반야심경'을 암송할 정도였다.


아이들 눈높이 맞춤형으로 법문하던 지현 스님은 작은 화두(?)도 던졌다. "우리가 때려잡는 모기 있죠? 그런데 모기도 가족이 있을까요? 가족이 있다면 우리가 때려잡으면 나머지 가족들은 어떨까요?" 분위기가 산만해지면 스님은 "청량사~"라고 외쳤다. 아이들은 "어린이!"라고 화답하면서 분위기를 다잡았다. 1시간에 걸친 법회는 "방학하면 우리 물놀이 가자!"는 스님의 선언에 아이들이 환호하며 끝났다.




청량사 어린이법회는 역사가 30년에 이른다. 1986년 5월 폐사지나 다름없던 청량사에 부임한 스님이 이듬해부터 어른 법회와 함께 시작했다. 스님은 신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산 아래로 내려갔다. 반상회도 빠지지 않고, 잡초 베기 등 농사일도 거들었다. 새마을회관을 빌려 농사일 끝난 밤 9시쯤 '출장 야간법회'를 열었다. 일요일엔 마을에서 '어린이법회'를 열었다. 스님은 "아이들에게 일요일만이라도 즐겁게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현 스님은 1990년대 중반부터 조계종 총무원의 총무국장, 복지재단 상임이사 등을 맡아 왔지만 주말엔 거의 예외 없이 청량사로 내려왔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다. 지현 스님의 '주말 청량사 생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0년이 지나는 동안 '어린이법회'도 진화했다. 기타·드럼 등으로 구성된 밴드와 사물놀이패도 생겼다. 스님은 "청량사 어린이밴드는 벌써 2기(期)째로, 경북 지역의 각종 집회에 불려다닐 정도로 인기"라고 자랑했다. 또 어린이법회 출신이 교사를 맡고, 자녀가 다시 어린이법회에 나오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선배'들은 매년 안동·영주·봉화 일대의 초등학교 졸업식 때면 장학금을 기부하고, 어린이날엔 '후배'들을 초대해 서울 구경도 시켜준다.


지현 스님은 페이스북·카톡도 열심이다. 스님의 스마트폰엔 "저 이번 시험에서 올백 맞았어요" 같은 아이들의 자랑 메시지가 수북하다. 스님은 "아이들 덕분에 학부모까지 매주 일요일 청량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30년 어린이법회를 해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현 스님은 '우리 집 사건'을 들었다. "한번은 카톡방에서 한 아이가 '나는 일요일에 우리 집 간다'고 썼기에 '우리 집이 어디니?'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청량사요!'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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